박○옥(영양사)

토요일 오전 지인들과 약속이 있어 차 시동을 켜고 급하게 출발하려는 찰나 동그라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자원봉사자들의 음료수 위치를 물어보는 전화. 급한 마음에 내 차 옆에 주차되어 있는 차를 확인하지 못한 채 걸려온 전화에 정신이 뺏겨 핸들을 돌리는 순간! 찍 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순간 너무 놀라 전화를 끊고 차에서 내려 옆 차 상태를 확인하니 양쪽 범퍼는 까맣게 되어 있고 내 차는 살짝 스쳤을 뿐 이상이 없어보였다. 아무도 보지 못했고 크게 긁은 것 같지 않아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채 출발할까 고민이 되었지만 같은 라인 주민의 차일지도 모르는 생각에 일단 경비실에 전화번호를 남겼다. 그 후 경비아저씨가 차 상태를 확인하며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으니 연락처를 남기고 가라는 말을 듣고 약속장소로 출발을 하였다. 약속장소로 가던 중 차 주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본인은 출발 전, 도착 후 차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전까지는 본인의 범퍼에 아무런 흠집이 없었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당황한 나도 살짝 스쳤을 뿐 양쪽 범퍼에 그런 큰 흠집은 오늘 내가 낸 것이라고 강조를 하자 더 큰 목소리로 내가 범퍼를 긁었다고 이야기한다.

경비아저씨가 이정도면 그냥 가도 될 것 같다고 했는데, 함께 사는 이웃이기에 수리비라도 드리고 잘못을 사과하려했지만, 나의 말은 듣지도 않은 채 본인의 말만 고집하는 아저씨가 짜증이 났다. 그럼 수리견적서를 보내주시면 보험처리를 해주겠다고 말하니, 상대방은 금방이라도 견적서를 보낼 것 같았으나 일주일채 연락이 없어 이대로 그냥 지나가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일주일이 지나 전화가 걸려와 양쪽 중 오른쪽은 예전의 긁힌 자국 같다며, 다른 수리는 하지 않고 도색만 하겠다고 말하며 비용은 8만원이라고 이야기 한다. 아직도 믿지 못하면 지난 번 일이 일어난 그때 상황을cctv로 확인해보라고 이야기 하여, 관리실로 가봤지만 일주일전 자료는 이미 삭제된 후라고 이야기 한다. 그 순간 CCTV를 일찍 확인해볼걸 하는 후회를 하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임을 알고 계좌번호에 해당 금액을 이체하였다.

보험으로 처리했으면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더 많이 걸렸을 거란 생각에, 돈 8만원에 간단하게 끝내게 되었다.

모든 상황이 종료 후 남편에게 일주일 전 상황을 설명하니, 남편은 보험 처리하게 되면 20만원은 넘게 견적이 나왔을거라며 좋게 해결했으니 잊어버리라고 이야기한다.

남편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니 보험처리 하라고 이야기 하고 전화를 끊은뒤 일주일 이상을 마음고생하며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적은 돈으로 간단하게 마무리가 되어서 마음이 홀가분했고, 운전할 때 항상 주의집중 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경험이었다. 

<감정>

- 마음을 잘 챙기셨습니다. 항상 무슨 일이든지 서둘러 보면 꼭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빨라야 5분! 서둘러 보면 실수를 하게 되니 앞으로 아무리 바쁘더라도 온전한 생각으로 행동을 하고 말을 건네서 서로가 상생상화 할 수 있도록 챙기면 원만한 삶이 될 것 같습니다. (교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