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상담평가요원)

아침 출근길!! 어젯밤 오랜만에 친구들과의 모임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몇 번이나 울리는 알람에도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고, 평소 출근시간 보다 10분이나 늦게 일어났다.

대충 머리를 감고, 옷을 챙겨 입은 뒤 출근길에 나섰다.

우리집은 15층. 엘리베이터가 15층에 멈춰있어 “시간을 좀 벌었다”는 생각에 “앗싸” 하며 타려는 순간 찰나에 화살표가 밑으로 내려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순간 경계다!! 난 분명 내려가기 전 버튼을 눌렀는데 눈앞에서 내려가 버리다니..

경계가 왔음을 느끼고 있는 그 순간 !!빠른 속도로 엘리베이터가 다시 도착했고 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이 시간이라면.. 지각은 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차를 타려는데 내 차 앞에 가로주차가 되어있다.

그것도 경차가 아닌 무게가 나가는 suv급

아휴!! 안 그래도 늦었는데 무시무시한 차가 나의 출근길을 막고 있다니...

짜증이 났다. 그래도 지각하지 않기 위해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를 힘껏 밀어본다. 그러나 차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몇 번을 혼자 차를 밀어본다. 그러나 약간의 움직임만 있을 뿐 차가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움직임은 없다.

계속해서 차를 움직이기 위한 시도를 하지만 꿈적도 하지 않는 차...

이 정도의 시간 지체면.. 확실해진 지각... 마음의 요란함은 커져만 갔다. 그러던 중 출근을 하기 위해 내려온 아파트 주민이 도와드릴까요? 하며 차를 힘껏 밀어 준다. 건장한 남성분이라서 그런지, 내가 밀 때와는 달리 한 번에 시원하게 차가 움직였다. 아저씨에게 몇 번이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출근길을 향해 속도를 냈다.

다행히 아저씨의 도움으로 많은 시간이 지체되지 않아 가까스로 지각을 면할 수 있었고, 그 덕에 마음의 요란함은 사라지고 마음의 평온함이 찾아왔다.

나 또한 주차자리가 없거나, 시간이 급할 때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고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가로주차를 하는 나인데, 그 전날 친구들과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늦게 들어와 늘어지게 잠을 잔건 나인데.. 지각하는 그 상황만 면하기 위해 노심초사하여 , 아침시간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상황들에 원망의 대상도 아닌 엘리베이터와 중립 주차되어 있는 차에 경계를 느꼈던 것 같다.

내가 친구들과의 약속을 어느 정도 일찍 마무리하고 잠에 들었더라면, 아침에 늦잠 잘리도 없고, 출근시간에 쫓겨 가로 주차되어 있는 차를 보며 경계를 느끼지도 않았을 텐데...

나의 행동을 반성하기보다 원망의 대상을 찾기에 바빴던 나, 그러나 마음의 요란함이 극에 달했을 때 수호천사처럼 다가와 나를 도와준 주민 아저씨 덕분에 원망심을 감사함으로 돌려 지각을 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계가 왔을 때 그 경계를 끝까지 가져가기 보단 , 마음을 잠시 멈추고 다른 대안들을 생각하며 마음의 평온함을 찾는, “마음 돌리기” 를 생활화 하기로 내 자신과 약속해본다.

  <감정>

 -출근길에 누구나 한 두 번은 경험한 일이라 봅니다. 처음에는 짜증을 내고 원망심을 느꼈으나 마음을 잘 챙겨서 평정심을 찾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평소에 인연을 잘 맺어야 도와준 그 분처럼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고 전날 밤 잠을 많이 자지 못해 늦게 일어날 것을 예상하여 미리 챙겼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항상 모든 일에 준비공부를 더 열심히 하시면 좋겠습니다. (교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