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센터: 이○영

  지난 금요일!! 서울에서 지내는 오빠랑 새언니가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집에 내려왔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사이가 좋은 남매였기에 오빠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다른 친구와의 약속도 다음으로 미뤘다.

퇴근후 오빠와 갓 200일이 되는 조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피곤함도 잊고

식구들과 하루 보내는 것이 어떤 날보다도 즐겁기만 했다.

오후 6시. 퇴근시간이 다가와 마무리를 하고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더 빨리가겠다고 1차선과 2차선을 왔다 갔다 하며 빠르게 집에 도착하였다.

집에 도착하니 오빠와 언니, 조카가 웃는 얼굴로 날 반겨주었고 하나라도 더 좋아하는 것을 먹이려고 오빠언니만 내려오면 아침부터 뷔페마냥 다양한 요리를 준비하고 있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돕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아빠의 모습이 보였다.

그토록 보고 싶던 오빠와 새언니, 조카와 기쁜 마음으로 재회하였는데 음식을 준비하느라 일하고 집에 돌아온 딸은 본채만채 하는 엄마 아빠 모습을 보며 괜히 서운함이 생겼다. 막내로 엄마 아빠 사랑을 독차지하며 지냈고, 철이라는거 좀 들어야 되고 , 제발 좀 들어야 될 나이이건만~ 생각은 왜이리 어린아이에 멈춰있는지 ,집에서만큼은 내가 중심이 되지 않을때 서운한 마음이 커지고 토라져 다른 가족이 아닌 새언니에게 말을 곱게 하지 않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럴때 보면 시누이는 역시 시누인가보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오빠와 연애해 3년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새언니는 내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친언니처럼 나를 챙기고 엄마 아빠께 하루에 3-4번의 안부전화를 하며 떨어져 지냄에도 늘 친부모 이상으로 챙기는 착한 며느리이자 새언니이다. 누구보다 새언니를 좋아하고 따랐기에“난 언니와 오빠가 결혼하게 되면 tv속의 시누이가 되지 않을 거라 자신하며 얄미운 시누이 걱정은 하지 말고 시집오라고 안심시키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한번씩 질투심에 언니에게 말을 툭툭 내뱉는 내 모습을 보며 늘“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였다. 200일이 갓 지난 조카, 고모인 내게도 첫 조카이자 엄마아빠에게는 첫 손주 !! 매일 봐도 보고 싶은 손주가 오랜만에 집에 와있으니 밥먹는 시간 조차 아까운게 당연한데 , 엄마 아빠 오빠 언니 오순도순 모여 애기하는 모습, 막내딸보다 큰딸 큰딸 하며 며느리를 챙기는 엄마 아빠 모습에 , 내 방에 들어와 과일을 건네주며 일은 어떤지, 별일은 없는지 계속해서 내게 대화를 시도하는 언니에게 피곤하다며 나는 괜찮으니 엄마아빠랑 거실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방에 들어온 언니에게 화난 말투로 차갑게 말해버렸다. 그 말에 “아가씨 일하고 와서 피곤한데 미안하다며 용돈을 건네주고 “일찍 쉬어요 ”라며 무안한 듯 방을 나가는 언니모습을 보고 나서야 아차!! 이 못된 시누이의 모습은 누구지? 아쉬울 때마다 언니를 찾고 의지하며 누구보다 언니와의 만남을 기다리나! 순간의 질투심에 언니 마음에 상처를 준 듯한 내 모습에 마음이 요란해졌다.

모두가 진심이 아니었고 순간의 어리석은 마음이였음을 알리기 위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철없는 시누이를 항상 이해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편지에 적어 쑥쓰럽게 전해주고 나서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다른 사람에게는 늘 배려하고, 상처주지 않으려고 싫은 내색도 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과 달리 가장 소중한 가족에게는 상처 주는 내 모습에 반성하며 미운 마음보다는 더욱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돌릴 수 있는 마음공부가 필요함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