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5일

김○수(1동 ○무씨네 코디)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 첫 월급날이 되었다.

나의 첫 급여명세서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새롭다. 물론 전에 학교 다닐 때 알바비를 받아본 적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사대보험료를 띠어낸 정식월급은 처음 받아보기 때문에 ‘내가 지금 취업을 했구나!’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월급명세서를 받은 뒤 나는 첫 월급으로 뭘 할지 고민을 했다. ‘뭘 하지’ 막상 돈이 생기니 뭘 할지 떠오르지 않는다. 깊은 고민 속에서 문득 고향 친구가 떠오른다. 나보다 먼저 취업을 했다는 죄로 나와 만나면 자주 쏘던 녀석... 친구가 “넌 언제 쏠래?”라고 타박하여도 매일같이 “야, 나 학생이잖아, 나 그지야. 취업해서 첫 월급타면 쏠께!”라면서 둘러대던 나였기에 오늘이 바로 내가 쏘는 날인 듯 하다.

마침 친구녀석이 익산에서 일을 하고 있어 연락을 해보았다. 친구는 연락을 받자마자 말한다. “술 먹게?” 나는 “응”이라고 하면서 바로 어디서 몇 시에 만날지 정했고, 마지막 순간 중요한 말을 했다. “야 오늘은 내가 쏠게!” 그 말에 친구녀석이 놀라면서 뻥 치지 말란다. 내가 “싫음 말던가”라고 하니 “진짜야?”라고 되물으며 알았단다.

퇴근 뒤에 나는 친구와 한 잔 하기 위해 월급 통장을 들고 새마을 금고를 찾았다. 체크카드가 있었으면 이런 번거로움은 없었겠지만 아직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ATM기에 통장을 넣고 예금 인출을 눌렀다. 하지만 돈이 나오지 않는다. ‘왜 이러지’ 다시 한 번 해본다. 또 안 나온다. ATM기 화면을 보았다. ‘출금통장 신청을 하지 않아 출금이 안 됩니다.’라고 나온다.

‘아,,,, 아,,, 경계다.’ 평소에 체크카드만 쓰던 나였기에 이런게 있는 줄 몰랐다. 친구와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은 허탈감으로 변해간다. 문득 나의 월급 통장을 만들어준 새마을 금고 직원이 생각난다. ‘아... 아저씨 이렇게 중요한걸 말 안해주다니요,,,’ 나는 터덜터덜 그림의 떡이 된 월급 통장을 들고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 돌아와서 허탈한 마음을 찬 생수로 채워보았다. 마음이 한결 가라앉는다. 그러고는 가만히 앉아 생각해보았다. ‘오늘 일이 새마을 금고 직원 때문은 아니다. 새마을 금고 직원은 당연히 알고 있다고 여기고 그랬을 것이다. 이것은 내가 미리 알아보지 않은 잘못이다. 또한 오늘 돈을 찾지 않아도 통장에 돈은 그대로다. 다음에 체크카드를 만들어서 다시 찾자.’ 이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하지만 곧 친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일단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였다. 친구 녀석이 “야 이 멍청아”라며 큰소리로 웃는다. 그러고는 “야, 오늘은 더치로 하고 다음에 쏴라”라는 말을 한다. 친구에 대한 미안함은 고마움으로 변해갔다.

그러면서 묘한 아쉬움이 남는다. ‘아 오늘 쏘고 생색 좀 내려고 했더니,,,’

어쨌든 친구와의 술자리를 갖고 이렇게 하여 나를 들었다 놨다 한 첫 월급날의 하루가 지나갔다.

<감정>

- 저도 많이 얻어먹어서 첫 월급날 오리탕을 쏘면서 자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미리 챙기는 공부를 하였으면 좋겠습니다.(소○진 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