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사무원)

보통 때보다 출근길 차량이 한산하여 1차로에서 운전을 하다가 좀 빠르구나 싶은 생각에 속도를 늦추며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는데 갑자기 빵 소리가 크게 울려서 깜짝 놀라 백미러를 살피니 바로 뒤에 트럭이 바짝 붙어있었다. 순간 당황하여 우왕좌왕 하다가 2차선으로 들어서니 바로 1차로로 추월을 해 나가는데 피자마루 탑차였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다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내 차 앞 2차로로 들어와 비상등을 켜며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정지를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겁이 왈칵 나면서 무슨 일이야 하는 생각에 나도 차를 세웠다. 트럭에서 내린 기사님이 다가오기에 차창을 내리니 인상을 쓰며 하는 첫 마디가 “욕했어요?”다. 놀라고 떨리는 상황에서 “네?”하고 되물으니 “아줌마 욕 했잖아요?”한다.

내가 “무슨 소리예요? 아침부터 이게 무슨 일이야 하는 말은 했지만 언제 욕을 해요?”하니 뭐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자소리를 하며 휙 돌아서 본인의 차로 돌아갔다.

앞차가 출발하자 나도 뒤 따라 출발을 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갓길도 아닌 자동차 전용도로 2차선 가운데서 비상등도 켜지 않은 채 멈춰 서 있었다.

위험한 상황을 인식하고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 피자마루 탑차를 뒤따라 출근을 하면서 생각을 해 보니 내가 1차선에서 2차선으로 변경하기 전 뒤를 살필 때는 분명히 차가 없었는데 갑자기 그 차가 어디서 나타났을까, 방향지시등을 켰었나 안켰었나 이러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겁을 먹고 벌벌 떨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욕했다는 것이 도로에 차를 세울만큼 그렇게 위험한 상황을 감수할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는가 하는 생각 이 들면서 점점 그 기사님에 대한 원망심이 일어났다. 그동안 나는 아침 출근길에 피자마루 차를 볼 때마다 저 사람도 나처럼 전주에서 익산 쌍능 입구로 출근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출근지가 같아서 반가운 마음이었었는데 내가 가졌던 호의적인 마음에 배신감도 들면서 피자마루 홈에 들어가서 오늘아침 있었던 일을 올려볼까 하는 생각도 하다가 저 사람은 왜 내가 자기를 욕했다고 생각을 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운전이 많아서 늘 힘들어 하는 남편생각도 나면서 저 사람도 내 남편처럼 운전이 많으니 늘 시간에 쫒길 것이고 여유가 없다 보니 상대방의 입모양만 보고 본인을 욕 한다고 생각을 해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 사람을 향한 원망심은 자취를 감추고 가여워지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쌍능 입구에서 그 차는 피자마루로 들어가고 나는 동그라미로 향할 때는 그 사람에 안전운전을 기원할 수 있을 만큼 마음이 진정되었다. 

<감정>

- 출근길에 많이 당황했겠습니다. 그런 극박한 상황에서 당황하고 원망심도 냈지만 이내 마음을 챙기니 오히려 가벼워지고 기사님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도 들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잘 챙겼으며 앞으로 마음을 더 챙겨서 처음부터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할 수 있어서 서로가 기분 좋은 출근이 되고 인연이 되길 기원합니다.

(교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