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4일

최○희(동그라미플러스)

오늘은 2월 6일 입대한 아들의 면회를 가는 날이다.

집을 한 번도 떠나 있어 본 적이 없는 아들이 입대 후 훈련 기간 5주가 마치 5년처럼 길게만 느껴졌었다.

아들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시간 보다 훨씬 일찍 출발하여 논산훈련소에 도착하니 전국 각지에서 온 부모, 형제들이 이미 운동장에 꽉 차 있었다.

수료식이 끝날 무렵 미리 각자 아들의 위치를 파악해둔 부모들이 아들을 찾아가 이등병 마크를 가슴에 달아주는 절차가 있었다.

나도 그 틈에 끼어 일분일초라도 빨리 아들을 보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가 와락 껴안으며 얼굴을 보는 순간 갈색으로 그을려 까칠해진 얼굴과 살이 쏙 빠져 홀쭉해진 얼굴이 눈에 들어오며 눈물이 쏟아졌다.

왜 이리 살이 빠졌냐고 물으니 3주 동안 감기가 낫지 않아 훈련 내내 기침으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의무실에서 진료를 받고 6일분이나 약을 먹었는데도 낫지 않아 어느 날은 동료 훈련병들끼리 가지고 있던 약을 까보니 다리에 물집이 생겨 염증이 생긴 사람이나 기침을 하는 사람이나 몸살이 난 사람이나 약이 모두 같더라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경계였다.

입소식을 할 때 홍보 영상을 보니 최신식 의료 장비와 의료진들이 훈련병들의 건강을 책임진다고 부모님들을 안심 시키더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현실인가 싶었다.

차안에서 연신 기침을 끊이지 않고 하는 아들을 보며 불편한 마음으로 병원 먼저 가서 진료를 받아야 했다. 가슴에 청진기를 대보고 진찰을 하던 의사가 숨소리가 괜찮기는 하지만 미열도 있고 기침을 오래하여 혹시 폐렴 증상이 있을지 모르니 엑스레이로 확인을 해보자고 한다. 다행히 진찰 결과 폐렴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약을 잘 먹도록 당부한다.

폐렴은 아니라는 소리를 들으니 순간 울컥하고 올라왔던 경계가 사라지는 듯하다.

다음날 출근하여 아들 면회 잘 다녀왔냐고 인사하는 ○○샘과 ○○샘에게 아들을 만나 있었던 이야기를 하니 정말인지 군대의 현실을 빗대어 생긴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군대에는 약의 종류가 구두약, 빨간약, 배 아플 때 먹는 약 세 가지가 있다고 하며 열악한 군대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 소리를 들으니 어쩐지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지만 10년이나 지난 옛날과 지금은 현실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하고 정말 많이 좋아진 군대의 환경을 믿어보려 한다.

또한 5주의 훈련을 받고 늠름해진 모습과 꼿꼿해진 자세로 걷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년이라면 군대는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전역하는 그 날을 기다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감정>

- 저 역시 아들이 잘 있다고 하는데 막상 가서보면 감기에 걸려있는 것을 보면 화가 납니다. 같은 부모로서의 마음을 공감했고, 마음공부를 잘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에 따른 교육도 해야 할 것 같네요.(김○정 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