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9일

허○정(동그라미플러스)

어느덧 큰 아이가 자신의 등보다 큰 가방을 메고 학교에 입학을 했다.

1학년. 등하교는 물론 학원 다녀오는 일도 제 스스로 해야 해서 항상 걱정과 안쓰러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학교생활에 대해 물으면 40분 수업이 힘들다고 할뿐, 그 외에는 학교 가기 싫다 하지 않고 가는 것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면서 걱정이 되어가고 있는 어느 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내용인즉, 수업 시작만 하면 손을 들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경계다!!

선생님은 아이가 긴장을 해서 그런가 싶다가도 얼굴표정이나 말투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고, 시선을 끌려고 그럴 수도 있고, 혹 신체적 문제가 있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하셨다고 한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가라고 그렇게 말을 했건만... 너 집에 가서 보자...’

큰소리로 혼을 내면 아이가 주눅 들어 화장실을 가지 못하고 바지에 실수라도 할까봐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 앉았다.

“왜 화장실을 쉬는 시간에 가지 않고 수업시간에 갔니?”라고 물으니 “나 딱 3번밖에 안 갔는데 왜?”이러는데, 아이의 태도에 또 한 번 경계가 오면서도 선생님 태도에 또 경계다.

아이의 말대로 3번이라면 굳이 나에게 전화를 해서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물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40대 중반정도 되는 담임선생님. 아이들 얼굴 표정만 봐도 나보다는 더 잘 알고 계시겠지... 다른 아이에게 방해가 될 수 있는 문제이니 우리 아들의 태도를 수정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은 사실인듯하여 선생님을 원망하기 보다는 우리 아이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듣는 건지 어쩐 건지 시선은 다른 곳에 가있는 아들을 보니 화장실 사건 외에 선생님께서, 아이가 자주 질문을 하여 계속 되풀이해서 설명할 수 없으니 한 번에 잘 들어야 된다고 하셨단 말씀이 생각났고, 처음 의도와는 달리 “너! 선생님 말씀 똑바로 안 듣지? 선생님이 한번 말씀하시면 잘 듣고 적어야지 왜 자꾸 선생님한테 다시 물어보는 거야? 그래서 너 혼났지? 그렇지?”

아이의 눈은 똥그랗게 되면서 엄마가 어떻게 알았지 하는 표정이다. 학교는 유치원하고 다르다는 거 너도 알잖니로 시작해 의도와는 달리 잔소리로 이어지고 말았다.

생애 첫 경험을 하는 아이가 실수하는 것을 원망하기 보다는 스스로 학교 잘 다니고 학원도 잘 다니면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리고 나니 한결 내 마음도 가벼워졌다.

<감정>

- 부모의 입장, 친척들과의 관계... 내가 처음으로 원불교를 접하면서 신앙의 대상이 사은이라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내가 사은이고, 내가 섬기는 사람도 사은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 간 아들의 면회 시간, 학무모로써, 부모은로써 성장해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요훈품 법문이 전체적인 일기와 일맥상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김○호 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