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4

정〇회

일요일 아침 실컷 자고 도저히 허리 아파서 못자겠다. 아침잠이 많은 아내는 9시가 넘었는데도 늦잠을 자고 있다. 잠을 깨우는 휴대폰 소리에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말을 안해도 전화할 사람은 처제다. 오후에는 비가 온다며 서둘러 애들 데리고 하구둑에 가서 자전거 타기로 약속을 했단다. 난 배고품에 밥먹고 가자고 하니 나가서 먹고 싶은 것 간단히 먹자고 한다.

세수를 하고 외출준비를 마치니 음식물 쓰레기,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먼저 하고 있으라고 한다. 집안 청소는 갔다 와서 하라고 숙제도 낸다.

“앗 짜증난다” 를 속으로 삼키며 배고픔에 귀찮지만 난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알았다며 입에 미소를 띠우며 불만이 없는 듯 하고 있다. 처제네 승합차로 하구둑으로 이동하여 편의점에서 이상한 김밥에 허기를 떼우고 자전거로 강변를 1시간 30분 넘게 탔다. 흐린 날씨 속에 2인 자전거를 실컷 타고 오랜만에 운동도 하고 밖으로 나오니 기분도 좋아졌다며 고맙다고 한다. 처제네 가족들도 신났는지 모두들 좋아서 이야기 꽃이 활짝 핀다. 애들도 어른들도 함께 놀고 차에 올라타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저절로 박수가 나온다. 서둘러 나오기 잘했다며 밥먹고 나왔으면 얼마 놀지 못했을 것이라며 여자들의 선택이 좋았다며 자화자찬을 한다.

모두가 웃고 있으니 나도 어느덧 따라 웃고 있다.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 진다는 말을 되새기며 작은 욕심에 짜증을 냈으면 이런 웃음꽃은 나오지 않았으리라 생각해본다.

대종경 수행품에 사자나 범을 잡으러 나선 포수는 꿩이나 토끼를 보아도 함부로 총을 쏘지 안하나니, 이는 작은 짐승을 잡으려다 큰 짐승을 놓칠까 저아함이라. 큰 공부인은 세간의 모든 탐착과 애욕을 능히 불고하여야 그 목적을 이룰 것이라 하였다.

집에 가서 비도 오는데 청소기도 열심히 밀어야겠다.

＜감정＞

원장님 : 자전거 타러 가자는 제안에 배도 고프고 귀찮았던 마음으로 생겨난 경계가 자전거를 타고 돌아올 때 까지 풀지 못하고 유지되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희생, 봉사를 해야 하는 그 마음을 갖고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가족의 행복을 위해 나들이를본인의 마음을 유지하고 한다고 본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귀찮았던 마음을 돌렸으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〇술: 한가로운 주말 가족들이 자전거를 타러 나가자는 제안에 잠시 경계를 느꼈으나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마음을 잘 돌리며 여유로운 하루를 잘 보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