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과 가정에서의 도리

2016년 1월 11일

주민센터 김 ○  환

오늘도 퇴근 시간이 지나서 전화가 울린다. 오늘은 몇 시에 집에 들어오는지에 대한 집사람의 확인 전화다. 마음이 요란해진다. 얼른 일을 마치고 집에 가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하던 일을 마무리 짓는다.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서니 막내 딸아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아빠”를 큰 소리로 외치며 백미터 달리기를 하듯 뛰어와 안긴다. 아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한 뒤 얼른 씻고 난 후 장난감으로 뒤 엉켜 있는 거실을 정리했다. 세탁기에 빨래감도 있는 것 같아 종류별로 분류하여 세탁기를 돌리고 쇼파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는데 집사람이 다가와 앉는다. 요즘 애들이 방학이라 하루 종일 애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번주에 계속 일찍 집에 와달라고 부탁을 한다. 앉아서 이야기를 듣던 내 마음이 요란해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속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요지는 이렇다. 연말이라 할 일도 많고 야근하며 밀린 일도 처리해야 하는데 전화를 통해 일찍 집에만 들어오라고 하면 나는 도대체 언제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육아의 부담을 함께 나누는 것도 좋지만 나도 직장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대해야 하는 처지라 그동안 속으로 묵혀왔던 내 마음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상대방에게 본인이 힘든 상황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결론을 맺지 못한 상태로 각자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방에 들어와 조금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봤다. 집사람도 3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학교나 어린이집에 안가고 하루종일 돌보며 힘들어 하는데 그동안 내 입장에서만 직장에서 안고 있는 부담감을 표현하지 않았나 생각을 했다. 확실히 자녀가 둘 있을 때와 셋 있을 때가 차이가 나는 건 사실이다. 그러면서 집안의 가장으로서 내 책임과 의무는 다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았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한 가정은 한 나라를 축소하여 놓은 것이요, 한 나라는 여러 가정들을 모아 놓은 것이니, 한 가정은 곧 작은 나라인 동시에 큰 나라의 근본이 되나니라. 그러므로, 한 가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사회 국가에 나가도 그 사회 그 국가를 잘 다스릴 것이며, 또는 각자 각자가 그 가정 가정을 잘 다스리고 보면 국가는 따라서 잘 다스려질 것이니, 한 가정을 다스리는 호주의 책임이 중하고 큼을 알아야 할지니라.”라고 하셨다.

직장에서 야근을 하며 일을 잘 하고 싶은 내 마음과 육아부담에 대한 경계심이 충돌하지 않았나 마음정리를 해본다. 대종사님 말씀처럼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 직장에서도 잘 할 것이요 직장에서 충실한 사람이 가정에서도 잘하는 법이니 모든 책임과 의무를 다 할 수 있도록 유념하라는 것처럼 직장과 가장으로서의 내 책임과 의무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고 서로 상충하지 않도록 함께 살펴봐야겠다고 마음가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