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2. 11

길〇씨네 코디 김〇정

오늘도 어김없이 윤〇성씨가 우리 방으로 찾아왔다.
요 며칠 자주 여자 식구들이 있는 방으로 찾아와서는 반갑게 인사를 하고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이 바라보다가 돌아가기 일쑤였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방으로 찾아와서는 인사를 하며 그냥 찾아왔다고 이야기를 한다.
평소 좋아하는 감정을 자주 표현을 하였기에 크게 신경은 쓰이지 않았으나 자주 능글능글한 웃음과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무언가를 만지작만지작 하는 모습을 보여 잠시 경계가 밀려온다.
해맑게 웃으며 나를 보는데 자꾸만 바지 주머니에 넣은 손을 움직인다.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 나의 질문에 “아니요 그냥요.”라고 멋쩍게 웃어넘긴다.
그런 윤○성씨에게 방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지만 좋지 않은 생각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한다면 상대방이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안내를 하니 “그건 알고 있어요.”라고 이야기를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다.
다시 반복해서 안내를 하고 윤○성씨를 돌려보냈다.
윤○성씨를 돌려보내고 잠시 경계가 왔었던 나의 마음을 가라 앉혀 본다.
분명 타인이 나를 좋아해주는 일은 좋아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 좋아해주는 마음속에 다른 의도가 있다면 그것만큼 기분 나쁜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미치니 다음부터는 방으로 찾아오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든다.
좋지 않은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잠시, 나를 바라보며 행복하게 웃던 윤○성씨의 모습을 또 떠올리니 무작정 찾아오지 말라는 이기보다는 현재의 잘못된 모습에 대해서 안내를 하고 반복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좋아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본다.
장애인 식구들에게 반복해서 안내를 하고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코디이고 사회복지사라는 생각을 하니 다음부터는 반복해서 안내를 해 윤○성씨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윤○성씨.앞으로는 좋은 생각, 좋은 마음으로 밝은 얼굴로 만나요 라고 스스로 마음을 돌려서 생각하니 전보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