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3월 8일 토요일
부송동 박*진
동생이 첫아이를 낳아 엄마랑 광주로 향했다. 출산한지 2주 정도 되었으나 산후조리원 퇴원 후 한번도 보지 못해 엄마가 마음에 걸렸는지 산후조리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나와 함께 갔다.

광주 동생 집 가는 중간 중간 규정속도가 100임에도 모든 차량들은 100을 넘어 달리고 있었고 달리는 차를 보며 내심 마음속에 불편함이 있었다.

동생집에 도착을 해서 집안 여기 저기를 둘러보고 가지고 간 짐을 정리하는 사이 엄만 손주에게만 온 관심이 쏠려 다른 어떤 것도 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몇시간 후 아이는 잠이 들었고 나는 계속해서 집청소,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익산으로 빨리 돌아가야 하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는 아기 좀 보고 치워도 늦지 않는다는 답답한 소리를 하신다. 그 말을 하는 순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요란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곤 우리 엄마는 내가 딸, 아들을 낳았을 때도 이처럼 정성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예뻐했나? 라는 말도 안되는 의심가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 마음을 가진채 저녁에 올케가 족발이 먹고 싶다하여 도란도란 앉아 이야기를 했다. 엄마는 아들과 올케를 생각해서 아이 키우면서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여러가지 조언들을 하였으나, 나는 시어머니 노릇을 하며 잔소리를 한다고 엄마에게 볼맨 소리를 하며 중간 중간 엄마의 말을 잘랐고. 난 엄마에게 요즘 애들 알아서 잘 하고 사니까 잔소리 그만하라고 애기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한두시간이 흘렀을까? 엄마는 산후조리를 하기 위해 동생 집에 며칠 머무르고 난 일이 있어 오늘 밤에 익산으로 가기로 되어있었지만 갑자기 엄마께서 내일 함께 익산으로 가자고 말씀하신다. 마음이 요란해진다.

처음과 말이 다른 엄마의 말에 그러던 중 엄만 나를 달래며 내일 가잔다. 난 익산에 할 일을 쌓아두고 와서 광주에 몸은 와있지만 마음은 익산에 있을 뿐 아니라 올케가 있어 마음불편한데 하루 자고 같이 가자고 하니.. 당연히 경계가 찾아왔다.

그렇지만 마음을 돌려 생각해보니, 내가 올케와 하루 지내는거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듯 엄마도 나와 똑같은 마음으로 계획한 일정을 수정하고 함께 빨리 익산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