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3

이*술 코디

아침에 출근을 하니 또 차○○씨의 표정이 좋지 않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서둘러서 식사와 샤워를 하자고 안내를 하니 움츠러드는가 싶으면서 어렵사리 대답을 한다. 요즘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고 기분도 쉽사리 상하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얼른 다녀오라고 안내를 하고 다른 식구들의 샤워 지원을 하러 갔다. 샤워 지원이 끝나고 차○○씨에게 샤워를 안내하니 별다른 이야기 없이 샤워 준비를 한다. 그래도 샤워를 할 때는 별다른 위협행동 없이 샤워 하는 모습을 보인다. 불안해진 이후로 매일 매일이 살얼음 같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처럼 같이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긴장의 연속이다. 샤워를 하면서도 때리면 안 된다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고 안내를 하니 그래도 대답은 시원하게 “네”하고 하는 모습 보인다. 정신을 차리고 대답을 하는 것이냐고 물으니 “네”하고 대답을 하기에 다른 사람을 때릴 것인지 물으니 “네”하고 기계적으로 대답을 하는 모습 보여 그러면 안 된다고 여러 번 안내를 하고 반복하여 이야기를 해주었다.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모를 듯 한 표정으로 혼자서 몸을 부르르 떨며 “어..어...”하는 소리를 낸다. 샤워 후에는 스스로 먼저 인사를 하러 가자고 재촉을 하는 모습 보여 오늘은 다른 사람을 안 때리고 잘 할 수 있을지 물으니 대답대신 “커피 먹을래?”라고 질문하듯이 이야기를 한다. 인사를 잘하면 맛있는 커피를 마시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먹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니 “먹을래”라고 하며 의지를 보이기에 어렵사리 인사교육을 실시한다. 중간중간 불안정한 모습 보이기에 수시로 안내를 하니 그래도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모두 마친 모습 보인다. 잘했다고 안내를 하고 동전 500원을 건네려고 하니 슬슬 나의 눈치를 살피며 불안정한 모습 보이기에 왜 그러냐고 물으니 아니나 다를까 내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모습 보인다. 미리 예상을 했기에 손을 잡아챈 뒤에 곧바로 방으로 향한다. 스스로도 당황했는지 상기된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와서는 “때려..때려..”라고 이야기를 한다. 때리면 안된다는 것을 여러번 안내를 하고 스스로도 반복하여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하고 이렇게 하면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고 이야기를 하니 고개를 푹 숙이고는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스스로도 잘 제어가 되지 않고 매일 겪는 일이지만 커피를 마시도록 안내를 하는데도 주먹을 날리고 하니 슬슬 경계가 밀려온다. 오늘은 인사를 잘하고 맛난 커피를 마셨으면 했는데 그마저도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나도 기분이 착잡하면서 나름의 배신감도 드는 모습 보인다. 그래도 금세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리니 그 전보다는 나아진 듯한 모습인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0여분 가량 잘못한 것에 대해서 안내를 하고 안정을 할 수 있도록 한 뒤에 내 방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에 빠진다. 동전을 주는대도 주먹을 날리는 것에 대해서 많이 예민해졌구나 하는 생각과 일종의 배신감, 아쉬움 등의 생각들이 든다. 평소에는 그래도 잘 해줬는데 불안정하면 나에게도 주먹을 날리는 차○○씨의 모습에서 오는 진한 아쉬움이 든다. 마음이 산란하여 책상 한켠에 있던 교전을 펼쳐 본다. 이번 주에 보았던 내용을 살펴본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서로 사귀는데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은 대개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하고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하는 연고이니,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기가 무슨 방면으로든지 남에게 은혜를 입고도 그 은혜를 잊어버리며 그에 따라 혹 은혜 준 처지에서 나에게 섭섭함을 줄 때에는 의리(義理)없이 상대하는 것 등이요,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기가 무슨 방면으로든지 남에게 은혜를 준 후에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있으며 저 은혜 입은 사람이 혹 나에게 잘못할 때에는 전일에 은혜 입혔다는 생각으로 더 미워하는 마음을 일어내는 것이라, 그러므로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하고 도리어 원진(怨瞋)으로 변하여지는 것이니, 그대들은 이 이치를 잘 알아서 유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유념하고 무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무념하여 서로 사귀는 사이에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게 할지언정 그 인연이 낮은 인연으로 변하지 않도록 주의할지어다.]라고 하였는데 오늘 내 기분이 교전의 내용과 같은 것 같아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돌아보고 언제 안정이 될지는 몰라도 지금처럼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차○○씨를 대하고 안내하고 잘 생활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래도 맞으면 아프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