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04일

이○구(주민센터 교화담당)

08시 30분. 아내의 정기검진이 있어 서울로 향했다.

경기도 안성 쪽에 다다르니 예상했던 대로 차량이 제법 많아 속도가 준다.

차량 흐름에 맞춰 속도를 늦추거나 늘리면서 서울톨게이트에 다다르니 ‘달래내→한남까지 6㎞ 정체’라고 전광판에 뜬다.

‘오늘도 여전히 막히는구나...’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막혔는지 눈으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혹여 예약시간에 늦을까 마음이 불안하다.

그러자니 나도 모르게 속도가 늘고, 흐름이 빠른 차선으로 변경하는 정도가 많아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조금 가니 차들이 길게 늘어져있고 진행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가변차로가 있어서 신호만 들어오면 갈 수 있을텐데 지금은 신호도 들어오지 않는다.

‘양재IC까지 2㎞만 가면 되는데... 이렇게 차들이 많은데 가변차로는 왜 못 가게 하는 거야?’

좀처럼 진행이 되지 않으니 짜증이 나고 특별한 대상도 없는데 원망심이 일어난다.

그러던 찰나 뒤에 있는 다른 차량이 내 옆을 지나간다. 그 뒤로도 한 대, 두 대, 세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것이다.

‘신호가 켜졌나?’하면서 신호를 봤으나 켜있지 않다.

‘그럼 지금 가변차로로 지나가는 차들은 신호위반 아니야? 저런 나쁜 XX들 죄다 카메라에 찍혀버려라!’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되지도 않을 일이건만 나는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가는데 법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보니 혼자서 약이 올라 그런 말을 한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맘일까? 순간 ‘나도 가버려? 말아?’고민을 하고 있는 나를 본다.

옆에 있는 아내에게 “나도 갈까?”라고 하니 “신호가 켜지지 않은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겠지. 시간도 늦지 않았고, 그냥 천천히 가”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시간을 보니 진료시간까지 아직 여유가 있었고, 시간에 늦으면 안 된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빨리빨리만 생각한 나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마음을 돌리고 천천히 앞으로 진행하다보니 공사중이라는 푯말과 함께 가변차로에서 공사를 하는게 보였고, 그제서야 왜 가변차로 신호를 켜놓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차량의 흐름에 따라 가자니 어느덧 양재IC를 빠져나와 늦지 않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돌려서였을까? 다행히 검진결과도 지난달보다 좋다고 한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을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행동하면서 사은에 배은하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순리에 맞게 사은에 보은하면서 생활한다면 더 행복한 시간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음도 가볍고 기분도 좋다.

<감정>

- 같은 상황이어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서울로 병원을 오랜 시간 다녔는데 거리도 멀고 시간이 조금만 늦어도 지연이 되는데, 먼저 가서 기다리는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공을 들이는게 중요한 것 같고, 규칙은 약속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시하지 않고 작은 약속이지만 잘 공부를 한 것 같습니다.(김○정 매니저)

-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저 역시 원래 급한 성격은 아닌데 운전을 하다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순리대로 잘 한 것 같습니다.(김○수 코디)

- 멀리 운전을 하다보면 조바심도 나고 빨리 가야할 상황이 발생되기도 하는 것 같은데, 성격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빨리 돌려서 공부를 잘 한 것 같네요.(박○옥 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