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2

주민센터 매니저 김○환 

요 근래 몸이 안 좋아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해 퇴근을 서둘러 집에 들어갔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막내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핸드폰에 메시지가 오기 시작했다. 신경을 쓰지 않고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있었지만 옆에서 듣고 있던 둘째아이가 핸드폰을 가져다 줬다. 읽고 있던 책을 다 읽어 주고 확인을 해보니 자원봉사 단체 기장으로부터 자원봉사일정을 확인하기 위한 메시지였다. 동아리에서 신규회원을 모집하고 3월 일정을 알려주기로 하고 연락이 없었는데 하필 퇴근 시간이후 연락이 온 것이다. 안 그래도 퇴근을 하고도 이런 자원봉사사항으로 오는 연락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는데 오늘도 이런 일이 발생된 것이다. 신경 쓰지 않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후 아이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다시 확인해보니 기장으로부터 여러 건의 질문이 이어졌다. 차량은 지원이 가능한지? 자원봉사 시간은 언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 등 사전에 함께 이야기했던 사항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한 메시지들이였다. 순간 마음이 요란해진다. 아무리 학생이어도 상대방에 대한 사생활을 존중해줄지 모를까하는 마음 때문에 경계가 찾아 왔다. 당장이라도 이러한 나의 마음을 담아 내일 연락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잠시 여유를 갖고 마음속으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 내마음속에는 두 가지 마음이 자리하게 된다. 퇴근을 했으니 이 시간대에는 연락을 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고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이야기는 마음. 한편으로는 여건상 학생들은 내가 일하는 시간에 수업을 듣고 내가 퇴근 하는 시간에서야 여유가 생겨 연락을 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아니한가? 그냥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자는 마음. 또 지리적으로 먼 동그라미까지 자원봉사를 위해 오는 학생들을 위해 잘 챙겨줘야 한다는 원장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마음정리를 하면서 그래도 내가 동그라미에서 맡고 있는 일이 자원봉사가 아닌가? 퇴근을 했으니 내일 이야기하자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결국 몇 번의 메시지가 오간 다음에 스케줄조정은 마무리 됐다. 그리고 다음에 기장을 직접 만나게 되면 나와 연락이 가능한 시간을 이야기해주고 그때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기로 마음정리를 마치게 되었다.

경산종법사 말씀하시기를 “일하기 전에, 말하기 전에, 결단을 내리기 전에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면 세상을 다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이 생겨서 어려운 문제도 원만하게 풀 수 있다 라고 하셨다.”

상대방이 직접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좋기는 하지만 동그라미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오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조금만 베려하고 나와 함께 연락을 취하는 너 나은 방법을 함께 공유한다면 이처럼 원만하게 일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은가?

순간 갖는 경계의 마음을 여유를 가지고 다스려 상대방의 마음과 입장을 고려하여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좋은 공부심을 갖게 된 시간이었다.

<감정>

-퇴근을 하고 업무차 연락이 오는 상황이 여러번 반복되어 마음의 경계가 크게 왔을텐데, 자신의 근무시간에는 학생들이 수업으로 연락을 할 수 없고, 퇴근시간이 되어서야 학생들이 연락이 가능함을 이해하며 마음을 잘 돌렸다고 생각합니다. (오○식)

- 퇴근을 하고도 업무적인 연락을 받게 되면 스트레스가 엄청 쌓여 마음의 요란함을 느끼는 것은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 같습니다. 업무 시간이 끝이 났으니 다음날 근무 중에 다시 연락을 달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을 잘 돌려, 학생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응했으며 거기에 그치지 않고 법문에 대조하여 처사를 잘 한 것 같습니다. (오미란)

-퇴근 후에 이어지는 잔업으로 짜증이 나고 마음의 요란함이 컸을 텐데 좋은 마음으로 자원봉사자들과의 연락을 하였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퇴근 후에 연락할 수 밖에 없던 상황을 잘 이해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또 다른 방안을 생각해보며 마음을 잘 돌린 것 같습니다. (봉○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