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01일

김○민(예술치료사)

입사한지 2틀 째 상주연수 기간으로 오늘은 ◯나씨네 방에서 지내기로 한 날이었다.

저녁식사를 하고 방청소를 하고나서야 나만의 휴식시간이 생겨 방에 앉아있는데 목소리만 들어도 반가운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그렇게 엄마와 통화를 하는데 함께 방에 있던 ◯연씨가 갑자기 통화를 방해하며 “선생님~”하며 부르는 것이었다. “잠깐만 기다려줄래!”하고는 다시 엄마랑 통화를 하는데 ◯연씨가 갑자기 표정이 변하더니 내 머리를 세차게 잡아당기고 팔과 얼굴을 꼬집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순간 마음에 요란함과 경계가 생기며 화가 나기 시작했지만 주의를 주거나 혼을 내 줄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냥 타이르고 그 자리를 피해 버렸다.

그런데 예전 직장의 생활인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르며 눈물이 나고 그들이 너무 보고 싶어졌다. 자꾸 ◯연씨와 대조가 되면서 경계는 한동안 계속 되었다.

◯연씨는 동그라미에서 제일 어리고 귀여운 외모에 코디선생님들과 식구들이 귀여워하는 이용자인데, 내 눈에는 그때 그 일로 인한 경계가 지속되어서인지 다른 직원들이 “땡땡아~”하고 귀여워하는 모습에 의문이 생겼다.

며칠이 지나고 ◯연씨와 함께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다. 만다라 채색을 계획 했는데 수업시간 내내 노래를 부르다 “선생님~”하고 나를 불러 불필요한 질문을 하고, 내 시선을 끄는 행동을 반복한다.

◯연씨의 마음을 이해해보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마음의 요란함과 경계가 또 시작되려는 시점에 갑자기 귀에다 손을 대고 엄마, 아빠와 전화를 하는 행동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이는 ◯연씨...

그것을 보며 아차 싶었다. ‘그때 내가 엄마랑 통화를 했을 때 자신도 부모님과 통화하고 싶은데 못하게 되니까 나에게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연씨의 입장에서 이해를 해보니 ‘어린데 부모님과 떨어져 많이 외롭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어느 날 ◯연씨의 머리를 보니 어린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한 움큼의 흰머리... 얘기를 통해 들어보니 뇌수술을 받아 그런 것이라고 한다. 내가 잠깐 ◯연씨를 경계했던 마음들이 너무나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동안의 경계가 사라진 계기가 있었다. 1.1일 생강차 공양 후 집에 와보니 전에 있던 시설의 M모 생활인에게서 편지가 와있었다.

편지의 내용 중 ‘그곳에 있는 장애인들에게 헌신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뵙고 싶습니다. 여기와 거기는 벌써 차이가 있잖아요. 그러니 너무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부분이 나에게 많은 깨우침을 줬다.

‘내가 별것도 아닌 일로 너무 많은 것에 경계를 두고 있었구나...’

최근의 일들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과 깊은 반성을 해보며 마음을 잘 다스려 실천으로 옮겨야겠다.

<감정>

- 박○옥 : 일을 하다보면 반성보다는 상대방을 원망하거나 자책하는 마음으로 생활을 하게 되는데 선생님들이 마음공부를 통해 해결하려는 신심을 높이 사고 싶고, 앞으로 저도 그렇게 마음공부 잘 하겠습니다.

- 전○원 : 지나간 얘기를 썼던 것 같은데, 마음공부를 할 때 그때 바로 돌아보는 것이 좋은 건지? 아니면 시간이 지난다음에 하는 것이 좋은건지?를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