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5일

형○래(플러스 총괄팀장)

며칠 전, 우리 교당에서 전북교구청년회 합동법회를 보는데 각 교당별로 성가발표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교당 청년은 몇 명 없는 관계로 꼬마 청년인 지우와 선우도 같이 연습을 하여 발표를 하자고 하였다.

많은 성가 중 뭘 부를지 고민을 하다가, 항상 법회 때 불렀던 청년회가를 선택하여 연습을 시작했다.

시작해서 얼마 동안은 그동안 법회를 보면서 불렀던 익숙한 성가여서 그런지 제법 따라서 부르더니,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교무님께서 아이들에게 노래를 잘 부르면 각자 좋아하는 선물을 하나씩 사주신다고 하니, 지우는 ‘쥬쥬 그림그리기’를, 선우는 ‘패티 인형’을 가지고 싶다고 한다.

과연 선물의 힘은 강했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나서 아이들의 태도가 바뀌면서 바로 그날 둘 다 노래를 다 외워서 잘 부르는 것 아닌가?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성가발표회 날.

저번 주 법회 때까지 선물을 받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부르던 지우가 하필이면 오늘 40℃까지 열이 오르는 것이다.

“지우야 오늘 몸이 안 좋으니까 법회에 가지 말고 집에서 쉬자”고 하니, “지금까지 연습한 것도 있고 쥬쥬도 받고 싶어...”라고 하는데 경계가 생긴다.

‘아픈 아이를 집에서 쉬게 해야 하나? 아니면 그동안 청년회 대표로 참석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고, 다 부르고나서 약속했던 쥬쥬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인가???’

그러나 가장 큰 경계는 ‘지금 포기 해버리면 나중에 무엇인가 하려다가 중간에 힘들다고 포기를 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염려...’

‘그래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니 그렇게 하도록 하자.’

준비를 하고 열이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당으로 가면서 해열제도 먹이고 물수건으로 몸도 닦아주었으나 좀처럼 열이 내리지 않는다. 마음 한곳이 무겁다. ‘그냥 집에서 쉬었어야 하는데...’

그런 마음으로 교당에 도착했고, 모든 교당들이 발표를 한 뒤 드디어 우리교당 발표... “지우야 할 수 있겠어?”물으니 “응 할 수 있어”라고 한다.

어른들은 그냥 부르기로 하고 아이들에게 연습 때와 같이 마이크를 주자 마이크를 잡은 지우가 “안녕하세요. 화산교당 청년회입니다. 저희 교무님은 정민규 교무님입니다. 예쁘게 봐주세요!”라고 말을 하니 아이들이 하는 말에 귀여웠는지 모두들 박수를 쳤고, 내 우려와는 달리 그동안 연습한 것처럼 잘 부르면서 끝이 났다.

그리고 시상식. 약속한 대로 주최 측에서 준비해준 ‘쥬쥬 그림그리기’와 ‘패티 인형’을 받아든 지우. 원하는 선물을 받아 기분이 좋아서 그랬을까? 조금 전까지 있던 열이 내려가고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요훈품 12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희망이 끊어진 사람은 육신은 살아 있으나 마음은 죽은 사람이니, 살·도·음을 행한 악인이라도 마음만 한 번 돌리면 불보살이 될 수도 있지마는, 희망이 끊어진 사람은 그 마음이 살아나기 전에는 어찌할 능력이 없나니라. 그러므로, 불보살은 모든 중생에게 큰 희망을 열어주실 원력을 세우시고, 세세생생 끊임없이 노력하시나리라」라는 말씀을 하셨듯,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성취해서 그런가하는 생각도 든다.

‘처음에 지우가 몸이 안 좋아 하지 말자는 경계가 왔을 때, 내 마음대로 그냥 성가 대회를 포기했다면? 지우는 작은 경계가 왔을 때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힘들어도 참고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얻게 해준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감정>

- 법문에 대조를 잘 했던 것 같다. 역시 교당 청년회 활동을 했던 역량이 보이는구나 생각을 했다. 저의 부모님일 경우 열이 그렇게 많이 나면 반대를 했을 것 같은데 끝까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면서 하고자하는 일을 뒤에서 받쳐줬던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딸을 믿고 올바르게 취사를 했고, 아이가 크게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손○ 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