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〇숙

중장기 계획과 자체 평가 준비로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정신까지 피폐해졌는지 집에 가면 멍하니 있는게 습관처럼 되버렸다. 퇴근 시간이 다가와도 못다한 일들이 발목을 잡아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씨가 징징거리며 얘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내용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시장보기 한 물건을 정리 하는데 ■■씨가 냉장고 문을 잡아주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시작은 작은 이유였지만 잠시 후 그동안 자신의 욕구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던 모든 사건들을 주절주절 얘기하기 시작 한다. 시장보기를 하고 정리 방법 까지 세세히 알려주고 역할까지 안내 한 것이 불과 몇 분 전 일이었다. ○○씨의 성향을 알기에 ■■씨에게 다른 사람의 행동에 과도한 간섭을 하지 말라고 안내까지 했는데 식구들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울면서 얘기 한다. 퇴근 시간은 넘었고 운영일지도 작성 하지 못했는데 할 일은 남아있고 퇴근을 하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과 ○○씨의 우는 소리까지... 심호흡을 하면서 어떻게 안내를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을 하는데도 머릿속은 텅 빈 듯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거실로 나가서 그 상황을 가만히 서서 지켜보고 있자 하소연 하듯 ○○씨가 나에게 불만을 다시 얘기하기 시작한다. “식구들이 자기 말을 안들어준다, 자기가 길을 갈 때 손을 잡자고 하면 뿌리친다” 등등 지금 현재 상황과 전혀 상관없는 얘기를 한다. 가만히 서서 ○○씨의 얘기를 듣고 있자 어느 순간 조용해지는 ○○씨에게 나눔의집에서 생활 하는 것이 구례에서 살 때보다 훨씬 좋다고 얘기 하면서 행동은 왜 다르게 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고 하자 “나눔의집 좋아요”“식구들 좋아요”라고 대답 한다. 그러면 다른 식구들이 ○○씨 생각 하고 조금 달라도 이해해주고 서로 아껴주고 감사하면서 살자고 선생님이 안내 했는데 ○○씨 생각은 어때? 라고 물어보자 “감사하면서 살게요”라고 얘기 하며 식구에게 사과를 한다.

감사생활을 생활화 하자고 경계 상황에서 식구들에게는 감사생활을 안내 하면서 나는 과연 잘 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봤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오늘처럼 ○○씨가 감사생활을 하도록 깨달음을 줬다고 생각 하자 ○○씨에게 대한 원망스러운 마음이 조금씩 없어지고 그나마 예전에 비하면 문제행동이 많이 줄어든 점에 대해서 감사 하고 요즘처럼 바쁠 때 아무 사고 없이 무탈하게 생활 하고 있는 나눔의집 식구들 에게도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다.

약촌 교당 법회 시간에 들은 설법 말씀이 기억에 남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법훈편 59장 감사 생활만 하는 이는 늘 사은의 도움을 받게 되고 원망 생활만 하는 이는 늘 미물에게서도 해독을 받으리라」라는 법문 말씀을 해주시면서 우리는 어떻게 감사생활을 해야 할까요? 라고 물으시며 해답을 주셨다.

첫째는 본인이 원망하고 있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원망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인식 하지 못하고 원망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에 끌려 살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알아치리는 것입니다. 둘째는 감사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감사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감사는 어럽게 공부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늘 연습입니다.

<감정>

이〇술 : 바쁜 와중에 퇴근하지도 못하고 운영일지도 기입 못한 상황에 별일 아닌 것에 눈물을 흘리고 불만을 표하는 식구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을텐데 마음을 돌리고 법문에 대조 및 마음일기를 잘 기입 한 것 같습니다.

〇 희 : 많은 업무로 심신이 지쳐 식구들의 볼멘소리에 경계가 왔을텐데 식구의 소리를 끝까지 듣고 기다려주는 공부를 잘하시며 식구에게 감사생활을 안내하며 본인의 생활 또한 되돌아보고 원망을 자각하는 공부를 잘 한 것 같습니다.

원장님 : 마음을 챙기고 산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닌데 매주 교당을 다녀서인지 마음공부를 잘 하신 것 같습니다. 법문대조로 마음의 경계를 잘 이겨냈으나 실천사항을 좀 더 보완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