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심 없는 사람을 공익심 있는 사람으로 돌리자"

5동 매니저 김○환

8.2일 해피빈 현물 나눔함에 신청할 건이 있어서 아침 일찍부터 놀아달라는 두 아들을 뿌리치고 집사람한테 1시간만 양해를 구하고 부랴부랴 신청서를 작성했다. 오후가 되어 지인으로부터 해피빈 콩모으기를 하다가 현물나눔함을 보는데 다른 기관이 내가 작성한 지원신청서가 거의 흡사하게 작성되어 올라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피빈에 들어가 보니 맨 나중에 작성한 기관에서 10개가 넘는 신청한 기관가운데 내가 신청한 신청 글 형식과 일부 강조 글씨 색까지 똑같이 작성한 것이다. 순간 마음이 요란해지기 시작했다.

신청한 사람 모두 선정되고 싶은 마음은 모두 똑같겠지만 이렇게까지 선정을 꼭 받아야만 하는지... 그리고 기존에 타 현물나눔함으로부터 선정된 방식으로 시간과 공을 들여 작성을 하였는데 해피빈 특성상 타 기관 사업계획서들이 공개되었다고 하여 작성방식을 모방하여 작성했다는 마음이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어느 재단에 프로포절이 선정되면 다른 기관들이 프로포절을 받아 기관명만 바꿔 신청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있어 상도에 어긋난 개념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듣고만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그런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게 된 것이다. 순서상 내가 먼저 신청을 해서 그 후에 작성한 타기관이 모방을 한 티가 나기 때문에 그냥 이번만 넘어갈까 아니면 그냥 모르고 넘어가겠지 하고 작성한 당사자에게 자신의 잘못을 알려줘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고민 끝에 혹시나 나와 같은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해당기관에 연락을 하기로 하였다. 계획서를 모방한 기관은 00장애인복지관 그룹홈 교사였다. 그룹홈 연락처가 없어 복지관으로 연락을 해보니 해당 사무국장이 전화를 받았다. 관련된 사항을 이야기하니 작성하다보면 똑같을 수도 있지 않겠냐며 따질 수도 있었겠지만 의외로 미안하다는 이야기와 확인을 해보고 관련된 글을 내리겠다고 이야기하였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험한 길을 당하니 일심 공부가 저절로 되는도다. 그러므로, 길을 가되 험한 곳에서는 오히려 실수가 적고 평탄한 곳에서 실수가 쉬우며, 일을 하되 어려운 일에는 오히려 실수가 적고 쉬운 일에 도리어 실수가 있기 쉽나니, 공부하는 사람이 험하고 평탄한 곳이나 어렵고 쉬운 일에 대중이 한결같아야 일행삼매의 공부를 성취하나니라”라고 말씀하셨다.

경계에 발생했던 두 가지 마음을 다시 돌아다본다. 전화를 하고 나서 그룹홈교사한테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자신이 행한 일이 잘못된 것임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컸기 때문에 나 자신의 위안을 삼아본다. 일을 하다보면 다양한 일이 발생된다. 내 가정이나 위와 같이 다른 기관 사람과도 문제가 발생되기 마련이다. 문제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서비스하고 있는 이용자와 나, 주위 동료 모두 함께 잘살자고 하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 당하는 천만가지 경계에 고마운 마음으로 한 가지 한 가지씩 해결해보고자 마음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