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6일

이○구(주민센터 교화담당)

“띠~~~”“띠~~~”

희미하게 들리는 전화벨소리에 깜짝 놀라 비몽사몽으로 거실로 나갔다.

요란하게 울리는 전화기를 들자 끊긴다. 전화기에 비쳐지는 시간은 04시 15분...

짜증이 올라오며 또 군부대가 아닐까 생각했다.

‘다시 오겠지...’ 생각하며 욕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기다렸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전화가 오지 않는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고 요란한 마음은 가시지 않고 오기가 생겼다. 아직 새벽이기에 거실에서는 통화 할 수 없어 다른 방으로 옮겨가 전화를 했다.

“남원시 군부대...” 상대방의 말은 들어볼 사이도 없이 “야! 너희들 왜 새벽에 전화를 해서 사람 잠을 못 자게 하냐!”하고 화를 냈다.

상대방은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 “통신반~ 통신반~”이라는 말만하고 전화를 끊는다.

그러고 나니 더 화가 치밀어 올랐고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그제서야 무슨 일이냐고 한다.

다시금 화를 내면서 왜 새벽에 가정집에 전화를 해서 사람을 피곤하게 하냐고 말을 하니 전화를 잘못한 것 같다고 하며 죄송하다고 한다.

그러나 화가 난 마음은 죄송하다는 말에도 풀리지 않았고, 상관과 통화를 하겠으니 바꿔달라고 했더니 잠시 뭐라고 설명을 하는 것 같았고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는다.

어디냐고 물으니 남원에 있는 부대라고 한다. 왜 부대에서 계속 돌아가면서 새벽마다 전화를 해서 사람을 피곤하게 하냐고 했더니 “죄송합니다. 다시는 안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한다.

다시 한 번 전화를 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했더니 “죄송합니다. 다시는 안 하겠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더 이상 뭐라고 할 수 없었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는데 화가 나서 잠이 오질 않는다. 계속 뒤척이며 잠을 청하려했지만 쉽지 않았다.

‘대체 왜 군부대라고 하면서 새벽마다 전화를 하는 것일까? 그것도 군산, 정읍, 남원, 전주에 있는 군부대에서 돌아가면서 말이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전화번호를 바꿀까? 아니면 아예 없애버릴까?’

이런저런 생각에 도저히 잠이 오질 않는다.

독경을 해보자 생각하고 청정주를 외워봤다. 염불을 외워봤다. 잠은 오지 않았지만 마음은 조금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고 나니 ‘그 사람들은 내가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 이유를 알았을까? 늦은 시간까지 당직을 서면서 어떤 명령에 따라 전화를 하는 훈련을 했을 뿐이었을 텐데... 왠 날벼락이냐고 생각했겠지?’

한번이 아닌 벌써 몇 달 째 새벽마다 전화를 해서 잠을 깨우는 것이 반복되다보니 마음이 쉽게 멈춰지지 않았던 것 같다.

마음공부를 정확하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좀 더 온전한 취사를 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이렇게~

“새벽까지 근무하시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그런데 여기는 가정집이고요, 다른 지역 부대에서도 이런 전화가 계속 오고 있어 화가 납니다. 그곳에서도 이 번호를 적어놓았다가 또 명령이 떨어지면 하지 않았으면 참 좋겠네요”라고 말이다.

해도 해도 어려운 것이 마음공부인 것 같다...

<감정>

- 김○정 : 새벽이라는 것에 착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을 저 같았으면 그냥 참고 말았을 텐데 마음공부를 하면서 안내를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호 : 마음공부를 하는 시점이 언제였는가를 생각해봤다. ‘일이 생겼을 때 바로 하지 않고 한 달여를 참아가면서 하는 것이 마음공부인가?’하는 생각을 해봤다. 바로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으려면 계속 단련이 되어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