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1월 19일

오○란

한 달 만에 출근하는 오늘!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동그라미에 도착했다.

한동안 손이 좋지 않아 오래 쉬었던 터라 반겨주는 식구들이 얼마나 반갑던지..

식구들의 인사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다.그런데 전 날 실밥을 제거하고 일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출근했는데, 아침 샤워 지원부터 잘 따라주지 않는 손가락 때문에 답답한 마음이 피어올랐다.

마음만큼은 모든 일들을 무리 없이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몸은 생각처럼 따라 주지 않는지.. 답답함이 짜증으로 변하고, 생각은 꼬리를 물어 ‘손가락 수술을 한 것이 과연 잘 한 걸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25년간 잘 생활했는데, 괜히 수술하여 당장 생활이 불편해진 것은 아닌지.. 이 질환은 흔치 않다던데, 왜 하필 나였는지 모든 상황이 원망스러웠다.

버거웠던 하루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 신랑과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 하루 힘든 하루였고, 손가락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아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께도 죄송하더라고.. 괜히 수술을 한 것 같다고.. 신랑에게 투정을 부렸다. 그러자 신랑은 지금 당장 불편해서 그런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만약 손가락이 부러져 병원에 갔다면 회복기간도 오래 걸렸을 것이고, 수술을 하지 않아 악성으로 변했다면 그땐 어땠겠냐는 이야기를 슬며시 던졌다.

잠에 들기 전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며 신랑이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수술도 잘 됐고 별다른 통증이 없어 모를 수 있었던 것이 운 좋게 발견됐다고 생각하면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인데, 눈앞의 일만 보고 원망만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앞으로 병원진료도 잘 받고 재활도 열심히 하면 일상생활도 문제없이 할 수 있을 텐데, 이정도 인 것에 감사하고, 빨리 발견한 것에 또 한 번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든 생각하기에 따라 다른 것이니 마음을 다잡고 원망심을 감사함으로 돌리며 열심히 생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