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02일

오○란(5동 ○희씨네 코디)

아침에 눈을 뜨니 오늘은 토요일... 하지만 당직인 관계로 어김없이 출근을 하였다.

저번 주에 쉬었던 것은 잊어버리고 벌써 근무가 돌아왔다며 누워서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이러다가는 늦겠다 싶어 출근 준비를 부랴부랴 하고 동그라미에 들어왔다.

하지만 날 반기는 건 다름 아닌 ○희씨의 울음 섞인 목소리... 코디가 출근하기만을 기다렸는지 보자마자 와서는 ○영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선생님~ 김민정이 돈 이렇게 이렇게 했어~” 출근하자마자 마음이 요란하고 스멀스멀 경계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우선 ○희씨를 진정시키고 ○영씨와는 따로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안내를 한 뒤 식사를 끝까지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숙소로 올라가 식구들의 샤워 지원을 하고 ○영씨를 따로 불러 ○희씨의 돈에 손을 댔는지 물으니 “아니요~”만 큰 목소리로 말한다. 이에 ○희씨를 불러 ○영씨가 손댄 것이 맞는지 다시 묻자 맞다며 음료수를 다 사먹었다고 표현한다. 여러 번 ○영씨에게 묻자 마지못해 대답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식구가 바뀐지 한 달 만에 ○영씨가 다시 도벽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도벽이 보이지 않아 504호 식구들과 잘 맞나보다 싶었는데, 다시 도벽을 보이니 마음의 요란함도 잠시 ‘어떻게 안내를 해야 할까?’ 곰곰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선 식구들의 돈에 손을 대는 것에 대해 잘못된 것임을 강하게 안내한 뒤 어제 용돈을 지급하여 음료수도 많이 사먹고 하였을 테니 용돈을 내일 지급하겠다고 안내를 하였다.

그렇게 오전 시간이 다 가고 점심시간.

나의 지갑을 꺼내기 위해 가방지퍼를 열려고 하는데 가방 지퍼가 열려서 반쯤 나와 있는 나의 지갑을 확인하게 되었다. 분명 지갑을 가방 깊숙이 넣어두고 지퍼를 잠가놓았었는데... 이상하다 싶어 지갑을 확인한 결과 지갑에 있던 여러 개의 동전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디의 뒤에 앉아 티가 날 정도로 눈치를 살피며 그림카드 보는 것을 멈추는 ○영씨를 보니 혹시 ○영씨가 그랬나 싶어 물어보니 자신의 주머니에서 동전을 한 주먹 꺼내 코디에게 내미는 모습을 보인다.

○영씨만 따로 불러 그 동전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묻자 아무런 대답도 하고 있지 않고 있다가 여러 차례 물은 결과 코디의 가방을 가리키는 ○영씨... 아침에 올라왔던 경계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확 몰아친다.

돈이 없어졌다는 사실보다 코디의 지갑을 꺼내 직접 돈을 꺼낼지는 생각도 못했던 나... 오전에 안내가 이루어졌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남의 돈에 손을 대는 ○영씨...

확 올라 왔던 경계를 조금 누그러트리고 ○영씨와 개인 상담을 한 뒤 혼자 앉아 생각을 해보았다.

○식코디가 얘기했던 것처럼 식구들의 이런 점을 수정해주기 위해 코디가 있다는 말을 다시 되짚어보니 요란했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오늘의 식구들이 있기에 내가 있고, 나의 자리가 있다는 것을 생각 하며, 앞으로는 ○영씨의 도벽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