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다는 생각 내려놓기

주민센터 송○화

내가 속한 학교 연구회에서 이번 달 말에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학술대회의 기획을 맡고 있어 임원들과 행사 개요를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학술대회 주제에 맞는 발표와 토론을 위해 논의하는 과정 중 장애인분야 토론자 섭외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누군가 한명이 “〇〇선생님 어때요? 작년에 토론을 굉장히 잘해주셨는데.” 하고 말한다.

“〇〇선생님? 월 세미나 준비로 나랑 몇 번 부딪쳤는데... 내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나는 망설임의 여지도 없이 생각을 한번 걸러내지도 않고 “〇〇선생님은 세미나 발표로 저랑 많이 부딪쳐서 별로에요.”라고 말해버렸다. 내가 그렇게 말을 해서인지, 들 그 선생님을 별로라 느꼈었는지 다른 분으로 섭외하자고 했고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지도 교수님과 학술대회 진행에 관한 수퍼비전 중에 장애인분야 토론을 〇〇선생님으로 섭외를 해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섭외해보겠다는 문자를 보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어떻게 전화를 해서 말을 꺼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다른 임원에게 섭외를 하도록 부탁해볼까 하다가 마음을 돌려 직접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아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 순간도 잠시 바로 전화를 받는 것이 아닌가!

걱정과는 달리 〇〇선생님은 언제 그랬었냐는 듯이 상냥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며 흔쾌히 학술 대회 때 토론자로 해주시겠다는 것과 준비하느라 애쓴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세미나 발표 사건으로 쭈뼛쭈뼛한 마음이었는데 역시 연륜은 못 속인다는 생각과 함께 내 마음이 걸려있음을 알았다. 〇〇선생님도 그 당시 몇 차례 세미나 발표를 못 할 상황이었고 나는 발표 순서이니 꼭 약속을 지켜 달라는 내 원칙을 내세운 것이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해 경계가 생겼었구나!’

상대의 상황과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나는 종종 내 본위대로 단정 짓는 일이 많아 이런 경계가 참 많았다. 올해 첫 날, 나는 “나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를 유념하기로 했다.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마음이 불편했음을 알았으니 올해는 조금 더 연마해서 나를 좀 더 내려놓는 공부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