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센터 장○영

 지난 토요일 언니의 상견례가 있는 날이었다. 황금연휴이기에 길이 막힐 것 같아 금요일에 미리 서울로 올라가 토요일에 있을 상견례를 준비하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언니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며 밤을 보내고 상견례 당일이 되었다. 언니의 집에는 오랜만에 가보는 거라 준비를 하는 데 필요한 드라이기, 면봉 등이 어디에 있는지 잘 찾을 수 없었고 언니에게 질문을 하면 그 때마다 짜증이 섞인 말투로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한 번, 두 번은 이해하려고 했지만 언니의 상견례를 위해서 근무일도 조정하며 올라갔는데 서운한 마음이 들어 왜 짜증을 내며 이야기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하고야 말았다.

나중에서야 엄마께 들은 이야기인데 상견례를 생각하며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새벽 네 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고 했다. 겨우 잠이 들어서도 상견례를 마치는 꿈을 꿨다나.

인생에서 중요하고 긴장되는 날임이 분명한데 한 순간의 서운함으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그렇다고 짜증을 내면 어떡해.”라고 이야기를 하였으나 영 마음이 개운하지 못하였다. 결국 늦은 밤 언니에게 카톡을 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빙빙 돌리고 있었더니 언니가 먼저 “근무도 바꿔가면서 상견례 와줘서 고마워. 피곤하지?”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이해해주지 못한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데……. 언니가 먼저 이야기를 해 준 덕분에 솔직하게 내 마음을 사과 할 수 있었고 오랜만에 언니와 긴 시간동안 즐겁게 통화를 했다.

통화가 끝난 후 한 결 가벼워진 마음과 그리고 언니는 역시 언니라는 마음이 들며 앞으로는 더욱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이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