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동 표○희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9시.

현관문을 여는 데 아이들이 반갑게 맞이 해준다. 엄마가 없는데도 울지 않고 있는 것을 보니 기특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벗어 놓은 옷가지와 어질러져 있는 장난감들을 보니 마음이 요란해지기 시작했다.

우선 청소를 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각자의 물건들을 정리하도록 하였지만 tv 시청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귀에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가 보다.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 우창, 우천, 우종~” 그제야 하나 둘 tv시청을 멈추고 방에서 나와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 하는 일이 아니니 치우기 싫다는 표정과 행동이 역역하다.

드디어 싸움이 일어났다. 자기가 어질러 놓은 것이 아니라며 서로에게 미루며 정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으으~ 이것들이’ 내 목소리는 더욱더 커졌고 큰아들이 일명 부르는 잔소리 대왕과 나쁜 엄마로 변해 가기 시작했다. “야 빨리 해~ 나쁜 엄마로 변신했다고~” 둘째 아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이미 난 이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자기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냐 부터 시작하여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 까지 거침없이 쏟아 붓고 있었다. 어렵사리 청소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자고 있는 아이들을 안으며 “미안해~”라고 말하는데 큰아이가 슬며시 눈을 뜨며 “괜찮아~”라고 말해주는데 울컥했다.

마음공부를 하자라고 다짐해 보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