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2014년 1월 10일

주황씨네 신○문

오전 상자작업을 끝내고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경사로를 올라와 쉼터 신발장에 신발을 벗어놓으려는데 여기저기 바닥에 실내화며 신발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게 보였다.

순간 경계가 왔다.

‘신발을 벗었으면 신발장에 넣거나 정리를 하면 되는데 왜 아무렇게나 벗어놓는 거야?’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네...’

그렇게 짜증나는 마음으로 신발을 벗어서 신발장에 넣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여전히 사방으로 널려있는 실내화와 신발들이 눈에 보였다.

신발을 정리하지 않고는 도저히 방으로 들어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에이... 내가 해야지 뭐...”

그렇게 실내화와 신발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가 왜 정리를 해야 하는지 화가 났었지만, 정리를 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리가 불편해 그렇게 벗어 놓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뭔가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런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또 정리를 해야 되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 사정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지저분하다고 생각한 내가 먼저 정리를 하면 되는거 아닌가?’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미워하고 짜증내기 보다는 내가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이미 신발은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었고, 처음에 느꼈던 경계 또한 사라진 뒤였다.

아! 이것이 경계를 대하여 마음공부를 하는 것이구나..

이렇게 열심히 하는 나 자신, 내 마음, 내 행동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