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동 동○씨네 임○준 

직장인은 바쁘다. 물론 나도 바쁘다. 마음에 여유가 없을때가 많아서 인것같다. 우리집은 맞벌이 부부로서 아내와 나 둘 다 아이들 두명까지 보느라고 정말 정신이 없는 것 같다. 얼마전 주말 이었다. 아내는 주말은 다 쉬고 나는 어쩌다 한번씩 주말에 쉰다. 아이들 둘과 TV를 보고 있었다. 갑자기 아내가 눈을 흘기며 화장실 청소를 하라고 한다. 화장실이 별로 더럽지도 않은데 그리고 몸이 조금 힘들어서 “나중에 할게.”라고 말을 하였다. 거기서부터 사소한 말다툼을 하였다. 둘 다 기분이 좋지 않았고 큰 딸은 아빠와 엄마를 번갈아서 바라보며 눈치를 보는 것 이었다. 어느덧 혼자서 소심하게 투덜거리면서 화장실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짜증이 났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까봐서 큰소리는 치지 않고 화장실에서 마음을 추스렸다. 청소를 하다보니 문득 큰 딸이 화장실 밖에서 귀여운 목소리로 “아빠 뭐해?”, “아빠, 쉬 싸. 엄마?”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와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청소를 하면서 모든 것이 풀렸다. 그리고 육아와 일에 지친 아내에게 갑자기 미안해졌다. 나도 물론 육아를 같이 하지만 아내처럼만큼 하지는 않는데 아내는 육아와 일 둘다 열심히 하는 요즘말로 슈퍼맘인데 하고 생각을 하니 내가 경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 청소를 한 후 밖을 나가니 아내가 서운했는지 멀찌감치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뒤에서 꼭 안아주면서 아까의 미안함을 전했고 아이들과 외출을 하여 기분을 전환하자고 말을 하였다. 평소의 예쁜얼굴과 미소를 보며 흐뭇한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예전에 많이 들어본 말이 있다. 피할 수가 없다면 즐겨라. 모든게 나의 업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가정에서도 나의 직장에서도 나의 직장은 장애인거주시설이다. 이 분야에서 일한지도 어느덧 6년이 되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내 담당은 코디다. 출근을 한 후 쉴새없이 장애인분들과 부딪히며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화가나고 때로는 난감한 상황들의 연속이다. 이것도 업이다. 아니 이제는 업이라고 하지말고 인연이라고 생각하자. 나의 쓰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항상 처음에 생각했던 좋은 인연처럼 나의가정과 나의 직장에 충실히 한다면 보람있는 생활이 될것이다.